그동안 강의를 부탁받아 열심히 하려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잘해보려고 청년시절처럼 밤새 준비도 많이 했는데, 마지막 강의를 끝내고 돌아 오는 고속도로 주변 붉게 물든 가을 산이 그렇게 아름다운데, 마음은 너무나 허전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자, 전에 알토 색소폰으로 이 곡을 연주한 적이 있는데 산 길을 가다 다시한번 연주해보고싶은 마음이 들어 아침부터 새롭게 편곡하여 오후에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연주해봅니다. 그리고 아무런 꾸밈도 없는 순수한 선율 위주의 고요한 연주를 해보고 싶어 기타 아르페지오에 스트링 백그라운드, 호른의 필인 정도의 편곡으로 연주해보았습니다. 역시 깨끗하게 연주하는 것이 어렵군요.

요즘은 왜 이렇게 단순한 음악이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모르겠습니다. 브람스가 생각이 납니다.

젊어서 음악 미학에 관심이 있어 한동안 홀로 생각한적이 있었습니다. 과연 감정이라는 것을 배제하고 데카르트처럼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이성 위주의 명제가 인간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정의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음악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그렇게 많은 미사여구가 필요할까요? 요즘 생각이 그렇습니다. 

이 곡을 연주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감정에 충실했습니다. 참!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유튜브에도 올렸습니다. 아래는 주소입니다.


https://youtu.be/iVm4adfgg0Y



요즘 주변에 친구들이 명퇴를 한다고 전화가 옵니다. 너는 선행자로서 어떻게 사느냐고 물어봅니다. 잘 사냐고. 내가 명퇴서류를 제출했들 때와 같은 심정이겠지요. 새벽에 출근하는데 나도 모르게 하늘이 뿌옇게 흐려진 적도 있었지요. 

학교에 남아 있을 수도없고 그만두고자 서류를 제출하고나니 자식들은 취직이 되지 않고 외벌이라 살길이 걱정이 되기도하고.... 이래저래 자존심은 다 망가지고... 그 심정을 이해합니다. 

수업에서 늘 부족한 나를 얼마나 원망했습니까? 그래도 학생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마음 속으로 얼마나 다짐했습니까? 참으로 천직이라 생각하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가족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온 나의 전부의 삶, 그 자체였는데 그 천직을 떠나려니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

그래도 얼마나 다행입니까? 연금이 나오니 힘들지만 그것으로 아끼며 열심히 살아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만도 얼마나 다행입니까?

저 역시 명퇴하여 가끔 친구를 만나는 것 외에는 전혀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우리 베이비 붐 마지막 세대는 찬밥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식도 걱정이지만 그것을 보고있는 우리 세대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그래도 저는 행복하게 사는 편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이렇게 하고 있느니 말입니다.

행복이라는 것이 별겁니까? 저는 지금이 저의 황금기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가을과 같은 결실의 계절이지요.